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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과 세상/도덕과 자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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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 억압받고 있는 의견이 때로는 올바른 것인지도 모른다. 그 의견을 억압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그 의견의 진실을 부정할 것이 분명하지만 그들의 판단만이 언제나 옳다는 보장은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다. 누구도 전 인류를 대신해서 문제를 결정하고, 다른 모든 사람들의 판단력을 빼앗을 만한 권위를 가질 수 없다. 모든 토론을 침묵하게 하는 것은 '인간의 절대 무오류성'을 가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잘못 판단하고, 잘못 행동하면서 살아간다. 사람들은 자신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실제로 자신이 판단을 내릴 때에는 이를 거의 문제 삼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이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나, 자기가 확실하다고 느끼는 것이 잘못된 ..
(가) 글을 참고하여 (나) 대화의 문제점을 생각해 보기 (가)음치들의 합창은 대단한 희극일 것이다. 그러나 합리성의 원칙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는 음치들만으로 이루어진 합창단 못지않은 희극적인 사회일 것이다. 그런데 희극은 비극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이러한 희극 또는 비극을 멈추게 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합리성에 근거한 비판적 사고이다. (나)지현 : 네가 친구를 괴롭혔니?정목 : 괴롭히다니, 나는 그저 타일렀을 뿐이야.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잖아.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친구의 좋지 않은 성격을 바꿀 수 있어.지현 : 그 아이보다 네가 더 이상해.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네가 지금 행동하는 걸 보니 형편없는 애구나.
비판적 사고의 의미 도덕적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비판적 사고란 정보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사고의 과정이다. 이 사고를 통하여 상황이나 서술의 의미를 파악하고, 근거나 추론을 검사하며, 사실들에 대해 판정을 내리게 된다. 판단의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에 잘못된 점이 발견된다면 이를 적절히 수용하는 것도 비판적 사고의 한 부분이다. 즉, 객관적인 태도로 자기 입장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나와 다른 견해를 평가하는 데에도 주체적이어야 하며, 아울러 열린 마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남의 의견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으며, 독선적으로 자기 의견을 주장하는 것이나 무조건적 중간점을 지향하는 것도 올바른 자세가 아님을..
존엄사에 대한 찬반 의견 슬기 : 준혁아, 너는 존엄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준혁 : 응,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회복 불가능한 환자에 대한 무익한 연명 치료는 오히려 환자의 존엄과 가치를 해치니까 옳지 않다고 생각해.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슬기 : 존엄사를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해야 할 것 같아. 가령, 연명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나의 아버지라고 생각해 봐. 어떻게 해서라도 생명을 유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연명 치료를 통해서라도 유지되는 생명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봐. 준혁 : 생명이 소중하다는 점에는 나도 공감해. 하지만 그 환자는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있잖아. 그런 환자는 연명 치료 장치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했어. 그런데 무익한 연명 치료가 오히려 자연스러운 죽음..
존엄사 허용 논쟁을 통해 본 사실, 가치, 도덕 판단 의학적으로 환자가 의식의 회복 가능성이 없고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생체 기능의 상실을 회복할 수 없으며 환자의 신체 상태에 비추어 짧은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이 명백한 경우(이하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라 한다.)에 이루어지는 진료 행위(이하 '연명 치료'라 한다.)는 질병의 호전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에서 오로지 현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이루어지는 치료에 불과하다. 이미 죽음의 과정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른 후에는,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신체 침해 행위에 해당하는 연명 치료를 환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오히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해치게 된다. 따라서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른 후에 환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 추구권에 기초하여 자기 결정권..
양반을 두고 대화를 하는 쇠뚝이와 말뚝이 쇠뚝이 : 내가 양반을 왜 뵙느냐? 말뚝이 : 너 그렇지 않다. 이 다음에 우리 집 샌님이 벼슬이라도 하면 너한테 좋아. 혹시 좋은 일자리 얻을 수 있도록 추천서 한 장 써 주면 좋지. 쇠뚝이 : 그러면 네 말대로 뵙고 오마. (장단에 맞춰 샌님 일행을 둘러보고 와서 말뚝이의 얼굴을 탁 친다.) 쇠뚝이 : 내가 샌님 일행을 뵈니 그게 무슨 양반의 자식들이냐. 놀고먹는 놈들이지. 내가 뵈니 샌님이란 작자는 도포는 입었으나 전대 띠로 매고 두부 보자기로 쓰고 부서진 부채를 들었으니, 그게 무슨 양반의 자식이냐. 바닥의 아들놈이지. 말뚝이 : 얘 그렇지 않다. 그 집이 가난해서 가게에서 옷을 빌려 와서 모양새가 맞지 않아서 그런 거야. 쇠뚝이 : 집안이 가난해서 그래? 말뚝이 : 그럼! - 양주 별산대놀이 -
사실 판단, 가치 판단, 도덕 판단 도덕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판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판단 과정에서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사실 판단은 관찰이나 과학적 혹은 역사적 탐구 등과 같이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판단이다. 한편 가치 판단은 좋고 나쁨,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 고귀함과 저속함 등 주관적 가치에 근거한 판단이다. 올바른 도덕 판단을 위해서는 우선 사실 판단이 필요하다. "물은 100℃에서 끓는다."와 같은 사실 판단은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하여 판단에 대한 진위를 명확하게 밝힐 수 있다. 또한 사실 판단은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형 제도 존폐를 논의할 때에는 사형의 실제적인 범죄 예방 효과에 대한 사실 판단이 필요하다. 가치 판단은 주관적인 가치를 근거..
먹을거리가 왜 도덕 문제가 되는가? 먹는 행위는 본능적인 성격을 갖는 생물학적 행위이지만, 이성적인 행위이자 도덕 판단의 대상이 되는 행위이기도 하다. 인간은 자연에서, 그리고 사회 속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 또한, 먹을 수 있는 것에서 다시 먹어도 되는 것, 먹어야만 하는 것, 그리고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구별해 내야 한다. 잡식 동물들은 자연이 차려 놓은 많은 먹을거리 중에서 어떤 것을 먹어야 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뇌의 많은 공간과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먹을거리에 대하여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자연 속에서 인간은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였다. 이제 인간은 슈퍼마켓에 진열되어 있는 수많은 먹을거리 중에서 어느 것을 택하느냐는 고민에 빠진다. 이러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