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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과 세상/도덕과 자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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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함의 근거 제시하기 : 동기인가, 결과인가? 우리가 어떤 행위를 했을 때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서 동기를 중시하는 입장과 결과를 중시하는 입장이 있다. 다시 말해서 어떤 행위의 동기나 결과는 도덕적 정당화의 중요한 근거라고 할 수 있다. ‘동기를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행위의 옳고 그름을 결과가 아니라 동기에서 찾는다. 행위의 결과는 너무나 많은 변수와 우연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그 자체로 선하고 옳은 것은 선한 동기라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 설 경우, 선한 동기에서 비롯되지 않은 행위는 비록 좋은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도덕적이지 않다고 본다. ‘결과를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행위의 옳고 그름을 동기가 아니라 결과에서 찾는다. 옳은 행위란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행위인데, 불행 또는 고통을 가능한 한 줄이고 행복 또는 쾌락을..
히틀러의 파리 파괴 명령에 대한 콜티츠 장군의 선택 1944년 8월 히틀러는 파리에 주둔해 있는 콜티츠 육군 대장에게 다음과 같은 전문을 보냈다. “파리를 방어하는 것은 군사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하다. 역사상 파리를 잃고서도 프랑스 전체를 장악한 예는 없었다. 파리는 어떠한 희생을 무릎쓰고라도 강력하게 방어하여야 한다. 파리가 적의 손아귀에 들어가서는 안되며, 만약 그럴 경우에는 파리를 잿더미로 만들어서 온전한 상태로 넘겨주지 말아야 한다.” 전세가 불리할 경우 파리를 파괴하라는 히틀러의 명령에 콜티츠 장군은 많은 고민을 하였다. 다음은 콜티츠 장군의 고민을 정리한 것이다. 군인은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그러나 상관의 명령대로 파리를 파괴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인류는 문화유산이 가득한 파리를 파괴하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도덕 원리의 보편화 가능성 우리는 어떤 행위를 할 때, 그 행위가 정당하다고 판단하는 나름의 도덕 원리를 지니고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이익이나 보상을 자신의 도덕 원리로 삼는다. 사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라는 주장을 부정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을 근거로 “인간은 마땅히 자신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연 정당한 것일까? 도덕적 정당화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벗어나서 보편적인 관점을 채택할 수 있는 능력에서 성립한다. 어떤 도덕 원리가 보편성을 지닐 수 있는가를 검사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역할 교환 검사’와 ‘보편화 결과 검사’를 들 수 있다. ‘역할 교환 검사’란 문제가 되는 도덕 원리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며, 그 원리가 타당한지를 평가하는 검사이다. 가령, “..
화를 내는 것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 분노와 관련해서도 지나침과 모자람과 중용이 있다. 이것들은 적당한 이름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중간인 사람을 온화하다고 부르므로 그 중용을 ‘온화’로 부르기로 하자. 양 끝에 있는 사람들 중 지나친 사람은 ‘성마른 사람(화를 잘 내는 사람)’으로, 그 악덕은 ‘성마름’으로 하지.또한, 부족한 사람을 ‘화낼 줄 모르는 사람’, 그 모자람을 ‘화낼 줄 모름’이라고 하자. 마땅히 화를 낼 만한 일에 대해, 마땅히 화룰 낼 만한 사람에게, 마땅한 방식으로, 마땅한 때에, 마땅한 시간동안 화를 내는 사람은 칭찬을 받는다. 그렇다면 온화가 칭찬을 받는 것인 한, 이런 사람이 온화한 사람인 것이다. 온화한 사람은 동요가 없는 사람이며, 또 감정에 휘들리지 않고 이성이 명령한 것처럼 그렇게, 화를 낼 만한 대상에 대..
적절한 감정의 표현은 인간의 도덕적 본성 배려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자신의 판단과 감정을 희생하라는 것은 아니다. 도덕 판단의 일부인 배려적 사고는 자기 스스로 내리는 주체적인 결단이며, 자율적 도덕 판단에 부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배려적 사고가 도덕 판단을 위단 하나의 과정으로 온전하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판단에 확신을 가지고 적절하게 의사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의사와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한다면 악한 사람을 아닐지라도 도덕적인 사람도 되지 못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다만 감정을 표현할 때는 과도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중화中和의 지점을 지켜야 한다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자신의 의사를 강요해서도, 지나치게 자신의 감정을 숨겨서도 안 된다. 유학에서는 ..
인간 내면의 선善, 측은지심 - 맹자 맹자가 말하였다. “사람은 누구나 다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선왕先王들은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어서, 남을 차마 해치지 못하는 정치를 하였다.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남을 차마 해치지 못하는 정치를 행하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을 손바닥 위에서 움직이는 것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모두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하는 까닭은, 지금 느닷없이 어떤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 하는 것을 본다면, 누구나 다 깜짝 놀라며,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그 어린아이의 부모와 교제하려 해서가 아니며, 동네 사람들과 벗들에게 칭찬을 받으려는 것도 아니며, 그 아이를 구하지 않았다는 나쁜 평판이 싫어서 그러는 것도 아니다. 이 일로 ..
시각 장애인을 배려한 볼라드Bollard 설치에 대한 제안 차량의 진입을 막기 위한 볼라드Bollard(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는 시민의 안전한 통행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표적인 시설이다. 그러나 거리 곳곳에 솟아 있는 볼라드는 대개 단단한 시멘트 재질이어서 이 주변을 통과할 때에는 조심해야 한다. 특히 시각 장애인은 도로 진입로 입구에 불규칙하게 배열된 볼라드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난 볼라드의 문제를 인식한 한 시민은 “돌덩이나 금속 대신 탄력성이 있는 소재를 사용해 시각 장애인의 보행권을 보장해 달라.”라고 지방 자치 단체에 제안했다. 제안을 검토한 지방 자치 단체는 기존 볼라드 230개를 제거하고 용수철이 내장된 폴리우레탄을 덧씌운 부드러운 볼라드를 설치하였다.
역지사지易地思之와 공감 배려적 사고를 위한 구체적 실현 방법으로는 역지사지易地思之와 공감을 들 수 있다. 역지사지는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으로, 타인의 입장에서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다. 가령, 친구와 다툼이 있었을 때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화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또한, 공감은 어떤 상황에 대하여 서로 마음을 교환하여서 다른 사람의 행복과 불행을 함께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같은 처지에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심리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으로, 이기심을 억제하여 도덕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배려적 사고는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도덕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거나 의미 있는 타인과의 대화나 만남을 통해 기를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선행의 이야기나 문학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