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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사상/윤리사상이란

인간 도덕성의 기원

비둘기는 누구에게도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 그러나 비둘기 개체군에서 매파형 돌연변이 개체가 나타났다고 가정하자. 매파형 돌연변이 개체가 비둘기와의 모든 싸움에서 승리하여 우선 유리하다. 그러나 유리한 매파의 유전자는 급속히 퍼져 매파끼리의 싸움이 시작됨으로써 돌연변이 개체도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우리는 '비둘기파의 공동 행위'에 가담하는 것이 장기적 이익이 될 수 있음을 이해할 능력이 있으며, 이 공동 행위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서로 논의할 능력이 있다. 우리에게는 우리를 낳아준 이기적 유전자에 반항하거나, 더 필요하다면 우리를 교화한 이기적 밈[각주:1]에게도 반항할 힘이 있다. 순수하고 사욕 없는 이타주의라는 것은 자연계에는 안주할 여지도 없고 전 세계의 역사를 통틀어 존재한 예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의식적으로 육성하고 가르칠 방법도 논의할 수 있다. 우리는 유전자의 기계로 만들어졌고 밈의 기계로서 자라났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의 창조자에게 대항할 힘이 있다.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 복제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다.


- 도킨스Dawkins, R., "이기적 유전자" -


  1. 밈meme : 문화적 진화의 단위로, 모방을 통해 한 사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복제된다. 밈은 좁게는 한 사회의 유행이나 문화 전승을 가능하게 하고, 넓게는 인류의 다양하면서도 매우 다른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원동력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