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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사상/서양 윤리사상

19세기 말, 우리 눈에 비친 예수

그리스도교가 동양에 본격적으로 전래한 때는 2백여 년 전이었다. 이른바 ‘서학西學’이라고 불린 서양의 종교와 자연 과학 사상이 정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알려졌고, 유학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던 당시 지배층은 그리스도교에 반대하여 교리에 대한 비판은 물론 물리적인 금지 조치를 단행하였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그리스도교는 우리 땅에 수용되었다. 이때 우리 눈에 비친 예수의 모습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서양 선교사들은 동양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선교 활동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동양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그리스도교를 이해시키고자 하였다. 


영국의 우화 작가 존 버니언Bunyan, J.(1628~1688)이 쓴 종교 우화 소설 “천로역정天路歷程”은 우리 조상에게 거부감 없이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이게 하려고 집필한 책이었다. 19세기 말 산 선교사가 이 책을 우리말로 번역하였고, 당시 풍속 화가였던 김준근에게 한국적 색을 입혀 거부감을 없앤 삽화를 그리게 하였다.



그래서 김준근은 당시 조선의 사정에 맞게 주인공인 ‘예수’를 갓 쓰고 도포 입은 모습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밖에도 이 삽화들에는 천사가 날개옷을 입은 선녀로 묘사되어 있고, 불교식 탱화에 나오는 마귀의 모습도 등장한다. 우리 조상이 그리스도교를 이해하고 수용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