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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사상/동양 윤리사상

유기체적 세계관, 자연관

by 앞으로가 2015.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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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지나 겨울이 오면 대지는 얼어붙고 풀과 나무는 죽은 듯하지만, 봄이 오면 다시 생명이 움트고 생기가 넘친다. 동양에서는 이러한 자연 운행의 질서 속에서 자연 만물의 관계를 파악하였다. 자연은 생명을 잉태하고 기르며, 그 속에서 만물은 상호 의존하여 조화를 이루고 생명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자연은 있는 것 가운데 최선의 존재이며 살아 있는 유기체라고 생각하였으며, 그 속에서 인간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고 여겼다. 이처럼 동양에서는 자연과 인간을 유기적 관계로 이해하였다. 


이렇게 우주를 상호 유기적 연결 속에서 통일된 전체로 파악하는 입장을 유기체적 세계관이라고 한다. 즉, 유기체적 세계관은 세계를 분리된 부분들의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라 통합된 전체로 보는 것이다. 


유교, 불교, 도가에서 말하는 만물 일체가 바로 유기체적 세계관을 보여 주는데, 이때 만물 일체란 모든 존재가 하나의 유기적 형태로 연결되어 생명 간에 연관성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이는 “천지와 나는 병존하고 만물과 나는 하나가 된다.”라는 도가의 말이나, “천지와 나는 같은 근원을 가지고 있고, 만물과 나는 일체가 된다.”라는 불교의 주장에 잘 드러나 있다. 유교에서도 인간과 만물은 모두 인仁 혹은 양지良知가 깃들어 있으므로 일체가 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는 인간과 만물은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서로 더불어 사는 존재라는 의식이 깃들어 있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동양은 유기체적 시각을 그대로 적용하여, 자연은 자연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의 단순한 조합 이상이라고 파악한다. 동양의 자연관은 자연을 스스로 역할을 하는 생명체로 여기고, 자연의 모든 현상은 상호 의존적이라고 본다. 그래서 유·불·도의 전통적 자연관은 인간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로 파악하지 않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 나아가 하나 됨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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