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주의의 대표적인 난점은 행위의 선·악을 판단하는 기준이 그 결과인데도 행위와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 공리주의는 개별적 행위의 결과를 따지지 말고, '일반적으로' 최대의 행복을 가져오는 행위의 규칙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를 규칙 공리주의라 한다.
한편, 칸트 윤리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 중 하나는 두 개의 절대적인 도덕적 의무가 상충하는 경우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 진실을 말할 때는 무고한 사람이 악한에 의해 살해될 것이 뻔할 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때 "무고한 사람을 죽게 하지 마라."라는 원칙과 "거짓말하지 마라."라는 원칙이 충돌할 수 있다.
이러한 선택 상황에 대한 한 가지 대응은 절대적인 도덕적 의무 대신 조건부적 의무를 제시하는 것이다. 조건부적 의무는 정언 명령보다는 느슨한 원칙으로, 절대적인 것처럼 여겨지는 도덕 원칙도 때로는 우리의 상식과 직관에 따라 유보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를 위의 사례에 적용한다면,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마라."라는 악행 금지의 원칙에 의해 "거지말하지 마라."라는 원칙은 유보되어야 한다. 직관적으로 볼 때 전자가 더 중요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1
공리주의와 칸트 윤리는 이른바 목적론적 윤리와 의무론적 윤리를 대표하는 이론으로 각기 장단점을 지닌다. 대체로 공리주의는 인간의 행복과 복지를 증진하고 고통을 경감시킨다는 상식적이고 구체적인 지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이 있지만, 인간의 내면적 동기를 소홀히 하고 이익이나 쾌락만으로 측정될 수 없는 인간 존엄성이나 정의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칸트 윤리는 언제 어디서나 지켜져야 할 도덕의 보편적이고 정언적인 성격을 잘 드러내 주는 반면, 너무 이상주의적이고 엄격하여 현실적인 호소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 조건부적prima facie 의무의 예 : · 약속 이행의 의무 · 선행의 의무 · 정의의 의무 등 -> 조건부적 의무는 오늘날 임상에서의 갈등 사례를 많이 다루는 '생명 의료 윤리' 분야 등에서 만이 활용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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