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Kant, I.(1724~1804)는 서양 근대 사상이 지향했던 도덕적 이상을 집대성한 사람이다. 그에게서 우리는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 민주주의 사회의 초석이 되는 정신을 찾아볼 수 있다. 자유 민주주의 사회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며 존엄한 존재임을 전제하는 사회이므로, 거기서 통용되는 윤리는 보편주의와 인격주의에 입각한 윤리일 수밖에 억다. 그것은 모든 인간이 도덕적으로 동등하게 고려되어야 하고, 인격을 지닌 존재로서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정신을 담고있다. "실천 이성 비판"의 다음 구절은 이러한 정신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의무, 너 위대하고 숭고한 이름이여! 너는 환심을 살 만한 사랑받을 아무것도 네 안에 갖지 않은 채 복종을 요구한다. 너는 아무런 위험도 하지 않으면서, 법칙만을 제시한다.
이 법칙은 스스로 마음속에 들어가, 비록 늘 지켜지는 것은 아닐지라도 의지에 반하면서까지 존경을 얻는다. 이 법칙 앞에서 모든 경향성은 비록 속으로는 반발할지라도 침묵하고 만다. 너의 그 품위의 근원은 무엇이며, 경향성과의 온갖 인연을 도도하게 끊어 버리는 그 고귀한 혈통의 뿌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인간만이 자신에게 부여할 수 있는 그러한 가치의 긴요한 조건은 도대체 어떤 뿌리에서 유래하는 것인가?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인간을 (감성 세계의 일부로서의) 자신을 넘어서게 하는 바로 그것, 즉 인격성이다. 그것은 전체 자연의 질서로부터의 독립성이자 자유이고, 그러면서 동시에 고유한, 즉 자기 자신의 이성에 의해 주어진 순수한 실천 법칙에 복종하는 한 존재자의 능력이다. ·····(중략)·····
도덕 법칙은 신성하다(불가침하다). 인간은 분명히 신성하지 않으나, 그의 인격 속의 인간성은 그에게 신성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모든 피조물 중에서 우리가 의욕하고, 또 우리가 지배하는 모든 것은 단지 수단으로서 사용될 수 있다. 오직 인간, 그리고 그와 더불어 있는 모든 이성적 피조물만이 목적 그 자체이다. 즉 그는 도덕 법칙의 주체이며, 도덕 법칙은 그의 자유가 지닌 자율로 말마암아 신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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