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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철학적 입장은 온전한 입장이라고 할 수 없다. 중성적 단원론neutral monism의 입장을 취함으로써, 그는 실체를 감각적 소여sense data로 다 해소해 버리고 만다. 또, 분석적 경험론analytcal empiricism이란 이름하에서 보편개념universals도 역시 집합class이라는 것으로 해소해 버리고 만다. 따라서, 그는 기회가 닥치는 대로 주어-술어-논리학subject-predicate-logic의 모순점 등을 지적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경험론empiricism의 공동 운명인 인과율因果律causality에 대한 문제를 그는 개연성蓋然性probability이란 것을 도입함으로써 다소간 발전을 주었다고 할 수 있으나, 이 문제에 대한 완전 해결은 주지 못했다는 것을 자인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선험적先驗的a priori 철학이 어떤 해결을 준다고 보지도 않았다.
베르그송Bergson, 마르크스Marx, 듀이Dewey 등에서 볼 수 있는 동적dynamic인 철학파에 대하여 러셀은 과감하게 정적 철학을 제창한다. 러셀은 이 문제의 해결의 요점을 무한수無限數의 문제로 집중시키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룬 철학 고유의 문제를 여기서 다 열거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역자인 나는 다만 이 책이 이와 같은 철학 고유의 여러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또 그 문제들의 해결의 한 방식을 여기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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