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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과 세상/이상적인 삶

관용의 역설 – 관용에는 한계가 없는가?

by 앞으로가 2015.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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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이란 자신과 다른 사고 방식과 행위 양식을 존중하고 승인하는 태도를 말한다. 자신이 아무리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어도 다른 사람의 신념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관용의 전제 조건이다. 또한, 관용은 모든 것을 관대하게 대하는 중립적 관찰자의 태도가 아니라. 다른 존재 안에서도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태도이다. 이러한 관용은 어떤 인간도 결코 오류와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통찰과 모든 사람은 자기 관점에 얽매일 수 있다는 인식에 근거한 것이다. 



자유주의 사상가들은 "관용에 한계를 정하지 않으면 관용의 정신 자체가 존립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라고 말한다. 칼 포퍼는 이를 '관용의 역설'이라 불렀다. 그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라는 저서에서 "아무 제약 없는 관용은 반드시 관용의 소멸을 불러온다. 우리가 관용을 위협하는 자들에게까지 무제한의 관용을 베푼다면, 그리고 불관용의 습격에서 관용적인 사회를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관용적인 사회와 관용 정신 그 자체가 파괴당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관용의 이름으로 불관용을 관용하지 않을 권리를 천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관용의 정신은 무엇보다 다른 사람 또한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자기 생각에 따라 행동할 권리를 가진 동등한 인격으로 인정하는 데 기반을 둔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관용적인 태도를 고수한다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용납하거나 간섭하지 않아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관용의 역설)에 빠지고 만다. 결국 관용이 불관용까지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용과 불관용의 경계 설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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