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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은 역사적 개념이다. 비록 표면상으로는 전통이 단절된 듯이 보여도 역사는 단절될 수가 없는 것이다. 한 시대의 전범典範으로서의 전통이 무너지고 새로운 전범으로서의 전통이 바뀌어 들어서지 못한 모색의 공백기를 지적하여 곧 전통을 부정한다면 그러한 논리적 추궁의 결과는 이 땅에 새로운 전통의 수립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떨어지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 (중략)
아무리 종래의 우리 전통과는 아주 다른 이질적 전통이라 하여 전통이 단절된 듯이 보여도 우리 아닌 남의 눈으로 볼 때는 그 이질 문화의 섭취 수용에 있어서 '우리적 전통'의 작용이 보이는 것이다. 이것이 전통으로 하여금 집단적 개념이 되게 하는 소이연所以然이다. 오랜 세월의 우리 전통이 무너졌다 해서 서구의 역사와 문화가 낳은 전통을 그대로 우리의 전통을 삼을 수도 없고, 그것은 언제나 우리 민족 집단의 공동한 사고방식인 문화와 융합, 변성變成됨으로써만 새로운 전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조지훈, "전통의 현대적 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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