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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사상/동양 윤리사상

이황과 "성학십도聖學十圖"

by 앞으로가 2015.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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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李滉(1501~1570)은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부친을 여의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모친에게서 "문예에만 힘쓰지 말고 몸가짐과 행실을 더욱 삼가야 한다."라는 훈계를 받으며 자란 그는, 34세에 대과에 합격하여 관리 생활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학문에 뜻을 두어 58세에 이르러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인 안동 도산에 서당을 짓고 연구와 강학에 전념하였다. 


그가 평생 추구한 것은 도덕적인 본성의 확인과 자발적인 실현, 도덕적 이상 세계의 건설이었다. "성학십도"는 이러한 그의 사상을 구체화한 저작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이론과 실천이 겸비된 학문 체계를 만들고자 하는 이황의 오랜 생각이 집약된 것이며, 특히 어린 나이에 임금이 된 선조가 장차 성군聖君이 되기를 바라며 저술한 것이다.


성인聖人이 되는 학문에는 큰 단서가 있고 마음을 수양하는 방법에는 지극한 요체가 있으니, 그것을 들어 그림[圖]을 만들고 그것을 가리켜 설명을 붙임으로써 사람들에게 도道에 들어가는 학문과 덕성을 쌓는 기반이 무엇인지 보여 주는 것은, 이 또한 후현後賢의 부득이한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임금의 한마음은 온갖 일이 말미암은 곳이며, 모든 책임이 모이는 곳이요, 뭇 욕구가 서로 공격하고 온갖 사특함이 번갈아 뚫고 들어오려는 곳이나 한 번이라도 게으르고 소홀하여 방종함이 따르게 되면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넘치는 것처럼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성학십도"는 만물의 생성 과정과 우주의 구조, 그 안에서 인간의 위상, 학문의 체계, 인간 본성과 감성의 구조와 작용 과정, 그리고 이러한 학문을 일상에서 수양하고 실천하는 방법까지 아우르는 체계적인 도덕 교과서이다. 유학의 목표가 내성외왕內聖外王, 즉 안으로는 성인의 인품과 헉덕을 완성하고 밖으로는 이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이상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임을 고려한다면,  이 책이 군왕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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