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행위는 본능적인 성격을 갖는 생물학적 행위이지만, 이성적인 행위이자 도덕 판단의 대상이 되는 행위이기도 하다. 인간은 자연에서, 그리고 사회 속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 또한, 먹을 수 있는 것에서 다시 먹어도 되는 것, 먹어야만 하는 것, 그리고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구별해 내야 한다. 잡식 동물들은 자연이 차려 놓은 많은 먹을거리 중에서 어떤 것을 먹어야 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뇌의 많은 공간과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먹을거리에 대하여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자연 속에서 인간은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였다. 이제 인간은 슈퍼마켓에 진열되어 있는 수많은 먹을거리 중에서 어느 것을 택하느냐는 고민에 빠진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새로운 먹을거리에 대한 추구와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의존이 충돌한다. 또한, 우리는 좋은 먹을거리와 나쁜 먹을거리의 구분을, 즉 먹을거리에 대한 가치 판단을 은연중에 하고 있다. 아이가 피자나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를 김치나 떡보다 좋하한다면 부모는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산업화된 공장식 목장에서 공급되는 육식에 대한 도덕적 고려로 연결되는 동물 윤리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으로 인해 유기농 먹을거리와 도시와 농촌간의 직거래 등의 새로운 경향이 생겨나고 있다. 먹을거리의 문제는 동물 윤리의 문제뿐만 아니라 생태 윤리와 생명 윤리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생태 윤리와 관련된 문제의 예로는 공장식 목축업으로 인해 배설물의 처리 및 메탄가스의 증가, 항생제의 남용 등을 들 수 있고, 특히 동물 사료로 주로 사용되는 옥수수의 생산을 위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산림의 훼손과 토양 파괴 문제 또한 매우 심각해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대량 생산과 공급이라는 경제적 효율성의 논리에 의해 인간의 밥상에 오르는 많은 가금류의 안전성 및 동물의 권리 침해의 문제에 대한 반성의 요구가 점점 크게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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