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와 윤리적 문제

산업 사회가 환경 오염과 자원 고갈 등의 다양한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 이상으로 정보 사회에서도 많은 도덕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이버 공간에서 저급한 정보가 넘쳐 나는 것은 지식 정보 사회에 새로운 환경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보 사회의 여러 도덕적 문제의 발생 원인은 정보화와 이를 통해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과정 속에 이미 내재되어 있다. 이를테면, 사용자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가 맺은 불공정 약관으로 개인 정보가 누출된 사건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사회 계층 간의 정보 격차가 점차 심화되는 것도 지식 정보화의 심화와 더불어 나타나는 사회 윤리적 문제 때문이다. 정보에 접근하기 위한 비용을 지불할 수 없는 사람들은 정보가 부를 창출하는 수단이 되는 정보 사회에서 새로운 빈곤층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보 격차 해소는 정보 사회가 당면한 도덕적 과제이다.

정보 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도덕적 문제를 국가 권력과 제도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가 있지만, 이러한 해결 방식을 택하는 데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고도의 정보 통신 기술은 사용하기에 따라 판옵티콘^[각주:1]의 사회를 만드는 수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 판옵티콘Panopticon : 영국의 철학자 벤담이 제안한 감옥 건축 양식. 소수의 감시자가 모든 수용자를 은밀히 감시할 수 있도록 중앙에 감시탑이 있고 사방으로 수용자들의 방이 늘어선 형태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