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덕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리스토텔레스는 덕 있는 사람이 되려면 좋은 것과 나쁜 것에 대한 앎을 토대로 덕 있는 행위를 꾸준히 반복해야만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앎이 실제 행위로 나타날 수 있도록 의지의 힘을 강하게 키워야 한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습관이 되면 실천을 방해하는 의지의 나약함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습관은 덕 있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행할 수 있게 한다. 1
또한, 앎이 반드시 행위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앎이 실제 행위로 나타나려면 '의지'가 동반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크라테스가 주장한 주지주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앎과 행위의 사이에는 '의지의 나약함'이라는 문제가 놓여 있다고 주장하였다. 의지가 나약한 사람은 어떤 것이 좋은 것인 줄 알면서도 그것을 행하지 않거나, 어떤 것이 나쁜 것인 줄 알면서도 그것을 행하는 사람이다.
이처럼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한 덕 있는 사람은 덕에 대해 아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그 앎을 실천할 수 있는 의지력을 가진 사람, 나아가 실제로 그것을 행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본성적으로 정치 공동체[Polis]를 이루고 사는 동물"이므로, 그의 윤리적 삶의 완성도 정치 공동체, 즉 국가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하였다. 그에 의하면, 덕 있는 사람은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시민의 덕을 함께 갖추어야만 한다. 이처럼 국가의 모든 구성원이 윤리적 인간, 즉 덕 있는 인간이 될 때 이상적인 국가가 실현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그는 국가가 교육과 입법, 정치를 통해 국민을 덕 있는 인간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그는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음악, 문학, 예술 교육 등이 덕의 함양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는 후대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현대의 덕 윤리학자들이 원칙이나 의무를 중시하는 근대 윤리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가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와, 원칙과 의무를 중시하는 근대 윤리를 흑뱩 논리黑白論理로 보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인간의 윤리적 삶에서 원칙 및 의무와 덕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기 때문이다.
- '의지의 나약함' 혹은 '자제력 없음' : 그리스 어로 'akrasia'인데, 이 말은 어떤 행위를 할 수 있거나 하지 않을 수 있는 의지력이 부족한 것을 뜻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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