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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사상/서양 윤리사상

덕 윤리의 등장 배경과 문제 의식

by 앞으로가 2016.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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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윤리학에서 덕 윤리가 새롭게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무엇보다 근대 윤리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덕 윤리의 관점에서 볼 때, 근대 윤리는 도덕성의 근원과 개인의 인성을 무시한 채 도덕적 의무와 법칙만을 강조하였다. 이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제1 원칙으로 삼은 공리주의나 '정언 명령'을 도덕 법칙으로 삼은 칸트 윤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대서 현대의 덕 윤리는 이들을 모두  '의무의 윤리' 혹은 '원칙의 윤리'라고 비판하면서, 그 대안으로 사람의 성품과 덕성을 중시했던 전통 윤리에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현대의 덕 윤리는 옳고 선한 행위를 하려면 무엇보다도 유덕한 성품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행위를 인도하는 원칙을 가지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선을 지향하는 습관을 몸에 지니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거짓말이나 험담, 과식이나 알코올 중독이 그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습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덕을 가진 사람은 도덕 법칙을 의식적으로 따르려고 하기보다는 몸에 밴 습관을 통해 자발적으로 옳은 일을 한다.


그래서 덕 윤리학자들은 어떤 규칙이나 원리를 가지고 행위 자체를 평가하기보다 행위를 하는 사람의 인품과 덕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여기서 근대 윤리와 대비되는 덕 윤리의 특징이 드러난다. 근대 윤리가 기본적으로 행위가 도덕적 원칙에 일치하는자를 통해 '무엇이 의무이고, 무엇이 허용될 수 있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의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덕 윤리는 '무엇이 훌륭하고, 무엇이 칭찬할 만하고, 무엇이 좋고 나쁜지'의 관점에서 생각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악행을 금지하기보다는 선행을 권장하는 덕 윤리의 적극적인 면모를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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