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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디자인 학원을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의기양양했다. 학원에서 상당히 높은 성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했고, 배운 범위 내에서 모든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었다. 덕분에 홈 쇼핑 업체에 인턴 사원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영어 실력이 낮아 학원에서 접해 보지 못했던 프로그램들을 제대로 다루기가 어려웠다. 책과 씨름하며 어기적어기적 한 토막씩 완성해 가는 내 모습에 팀장과 차장은 실망한 얼굴이었다. 오후에 그림 편집 프로그램에 대해 슬그머니 팀장에게 물었더니 나를 한번 흘깃 쳐다보고서 말없이 코웃음만 쳤다. 차장도 나를 보고 한번 웃고는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어디에 더 물어볼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 북한 이탈 주민의 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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