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한 제국의 정부와 관련을 맺고 있을 때는 정치적 동기로부터 그 원시적인 특질에 변형을 받게 된다. 신이나 여신들은 국가와 관련을 맺게 되며, 그들은 풍작을 줄뿐만 아니라 전쟁에서 또한 승리를 주어야 했다. 부유한 사제계급은 이에 합당한 의식이나 신학을 고안해 내고, 그 나라의 여러 가지 신적인 요소를 종합하여 한 다신교多神敎를 만들어 냈다.
국가와의 연결을 통하여 신들은 또 도덕과도 관련을 맺게 되었다. 입법자는 그 법전을 신으로부터 받았고, 따라서 법률위반은 곧바로 불경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가장 오래된 법전은 기원전 2100년경의 것으로 바빌론의 왕 함무라비Hammurabi의 법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 법전은 왕이 직접 마르둑 신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대시대에는 종교와 도덕의 관계가 차츰 더 밀접하게 되어 갔다.
바빌로니아의 종교는 이집트의 종교와는 달리 내세의 행복보다 현세의 번영과 더욱 관련이 깊었다. 마술이나 점, 그리고 점성술 같은 것은 바빌로니아에서 독특한 것은 아니었으나 다른 어디에서보다도 발달되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고대 후기에 기초를 다지게 되는 것도 주로 바빌로니아를 통해서였다. 과학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또한 바빌로니아에서 발원하였다.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는 일, 원圓을 360도로 나누는 일, 일식·월식의 주기성 발견 등이다. 월식은 확실하게 예언할 수 있었으나, 일식의 예언은 개연성蓋然性을 가졌을 뿐이었다. 우리가 앞으로 고찰하겠지만, 이와 같은 바빌로니아의 지식은 탈레스로부터 얻었던 것이다.
'서양 사상 조각 > 그리스 문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레타 사람들의 신앙과 문자 (0) | 2015.05.03 |
---|---|
이집트 문명권의 발달과 특징 (0) | 2015.04.14 |
그리스 문명의 놀라운 발원 (0) | 2015.04.10 |
상업의 대상이었던 크레타 문명 (0) | 2015.04.09 |
바빌로니아의 제국 건설과 모신母神 숭배 (0) | 2015.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