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회를 형성하면서 살아가는 이상, 개인과 공동체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일 수 밖에 없다. 즉, 개인의 자유와 권리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서로 협력하며 조화를 이루는 안정적인 사회를 구축하기 어렵다. 반면, 공동체에 의해 개인이 지나치게 구속될 경우,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그러므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 인간의 존엄성 등을 최대한 인정하는 동시에, 사회 전체의 공익을 지향하는 자유주의적 공동체를 추구해 나가야 한다.
자유주의적 공동체에서 인간은 독립적인 인격을 갖춘 자유로운 존재인 동시에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다. 자유주의적 공동체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처럼 공동체 구성원이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공통으로 나누어 가지는 귀속 의식을 연대 의식이라고 한다. 연대 의식은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주의적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구성원이 갖추어야 하는 기본 정신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연대 의식을 발휘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먼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특히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요구된다. 강한 책임감이 전제될 때 개인의 권리 행사는 정당한 것이 되고, 자유는 방종으로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삼을 때만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요구되는 것은 배려와 공감이다. 이는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공동체 생활을 하기 위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과 권리를 의식하고 존중하는 능력이다. 특히, 배려와 공감은 다민족·다문화가 공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절실히 요청된다. 그것은 상대방의 처지에서 그 사람의 감정과 사고, 가치관 등을 이해함으로써 원칙적으로 모든 사람의 가치와 권리를 동등하게 여길 수 있게 한다.
그러나 공동체 생활에서 갈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불평등한 관계로 말미암아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우리는 공동체 내의 불평등 관계를 상호 역할의 조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평등한 관계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구성원들은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 대화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토론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노력해야 한다. 1
공동체는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와 헌신을 통해서만 존속·발전할 수 있으며, 건강한 공동체의 발전만이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충실히 보장할 수 있다. 자유주의적 공동체는 개인과 공동체 간의 상호성의 원리를 인식하고 실천해 나갈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 역지사지易地思之 :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고 이해하려는 뜻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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