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고라스와 헤라클레이토스Heracleitus 사이에 우리가 이 장에서 문제삼고자 하는 한 철학자는 크세노파네스Xenophanes이다. 그의 활동 연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크세노파네스가 피타고라스에 대해 언급하고 있고, 또 헤라클레이토스는 크세노파네스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사실로부터 대략 결정되는 것이다. 그의 출생은 이오니아였으나, 그는 생애 대부분을 이탈리아 남부에서도 지냈다. 크세노파네스는 만물이 물과 흙으로 되어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신들에 관해서는 강한 자유사상가였다.
“호머나 헤시오도스Hesiodos는 사람에 있어서 치욕이고 추행인 모든 것을, 즉 절도·간통, 서로 속이는 것 등을 신들에게 돌렸다. ······ 사람들은 모든 신이 그럴처럼 생겼다고 믿고, 또 자기와 같은 옷·음성·형체를 가졌다고 믿는다. ····· 그러나 만일 소나 말이나 사자가 손을 가졌다든지, 또 손으로 그릴 수가 있고, 사람과 같이 작품을 만들 수가 있다면, 말은 말과 같고, 소는 소와 같은 여러 신의 형상을, 그리고 또 각각 자기의 형체에 대응하여 그러한 육체를 만들 것이다. ····· 에티오피아 사람은 그들의 여러 신은 사자 코에 검둥이라고 하며, 트라키아 사람들은 그의 여러 신이 벽안적모碧眼赤毛라고 한다.”
그는 유일신을 믿었고, 그 형체와 생각에 있어서 인간과 같지 않은 한 신을 믿었다. 이 신은 “노역勞役함이 없이 정신의 힘으로써 만물을 흔들고 움직인다.” 크세노파네스는 피타고라스의 윤회사상을 비웃는다.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한번은 피타고라스가 길을 걸어가다가 개 한 마리가 몹시 얻어맞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자 그는 말하기를 '아서라, 그것을 때리지 마라. 그 개는 나의 친구의 혼이다. 내가 그 개의 소리를 들었을 때 나의 친구의 혼이라는 것을 알았다.'라고 하였다 한다.”
크세노파네스는 신학의 문제에 있어서는 진리를 확립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믿고있었다. “신들에 관해서나 내가 말하는 모든 일에 관하여 확실한 진리를 안 사람은 아무도 없고, 또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진실로 비록 어떤 사람이 그런 일들에 관하여 우연히 바른 말을 하였다 할지라도, 그는 그 자신 역시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에 관해서는 추측이상의 것을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크세노파네스는 그 위치가 합리주의자의 계열에 속한다. 그리하여 피타고라스나 기타의 신비주의적 경향과는 반대되는 계열에 속한다. 그러나 독립적인 일개사상가로서는 일류에 속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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