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중세는 모든 것이 신 중심이었다. 그러나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 1이라는 큰 변혁을 통해 인간과 사회는 신과 교회로부터 해방되는 계기를 맞았다. 르레상스와 더불어 개성을 존중하고, 현실 생활을 긍정하며, 합리적 사고와 경험을 중시하는 근대적 사고방식이 확산하였다. 또한, 종교 개혁과 더불어 중세의 봉건적 신분 질서를 지탱하던 가톨릭의 권위주의적 전통이 무너짐으로써 각 개인은 신앙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2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서양 근대 사상을 특징짓는 중요한 한 가지 요소에 주목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아(ego)'의 발견이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째, 과거에는 그리 분명히 구분되지 않았던 주관과 객관의 세계를 분리함으로써 '주체인 내가 어떻게 객체인 대상 세계를 인식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이로써 인식론이 주요 주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둘째, '독립적이고 자족적인 존재로 가정된 개인이 어떻게 타인과 어울려 살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주목받았는데, 이는 윤리학의 주제가 되었다. 3
서양의 근대 사상을 특징짓는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자연 과학의 발달이다. 근대 자연 과학에서 사용된 방법론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객관적 관찰과 실험을 통해 여러가지 사례의 공통점을 추출함으로써 일반적인 원리를 발견해 내는 귀납적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이미 확인된 자명한 원리로부터 수학적·논리적 추론을 통해 개개 사물의 이치를 알아내는 연역적 방법이다. 이 두 가지 방법으로 대표되는 근대 철핵의 두 줄기가 바로 경험주의와 이성주의이다. 4
영국을 중심으로 발전한 경험주의는 후에 공리주의, 실용주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대륙을 중심으로 발전한 이성주의는 독일 관념론으로 꽃을 피우게 된다.
- 르네상스 :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의 부흥을 외치면서 인본주의humanism을 표방한 문화 혁신 운동이다. [본문으로]
- 종교 개혁 : 순수했던 초대 교회의 신앙으로 되돌아갈 것을 외쳤던 종교 혁신 운동이다. [본문으로]
- 인식론 : 우리가 어떻게 우리 앞에 있는 대상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지를 밝히는 철학의 한 분야로서, 주로 참된 지식의 가능성과 근거를 묻는다. [본문으로]
- 연역 추리 : 이미 알고 있는 일반적 원리를 개별적 사례에 적용하는 것으로서, 삼단 논법이 대표적이다. 경험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는 귀납법과는 달리 논리상 필연적으로 결론을 이끌어 낸다. 예, 사람은 죽는다.(대전제)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소전제) 고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결론) [본문으로]
'윤리와 사상 > 서양 윤리사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이컨의 "신기관" - 경험주의 (0) | 2015.08.23 |
---|---|
귀납법과 연역법의 비교 항목 (0) | 2015.08.14 |
아타락시아와 아파테이아의 차이점 (1) | 2015.08.05 |
스토아학파의 이상적 인간상과 그 영향 (0) | 2015.07.30 |
스토아학파 - 자연에 따르는 삶 (0) | 2015.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