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 윤리의 특징과 지향성

의무 윤리와 비교하여 덕 윤리가 가지는 특징으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점을 들 수 있다. 덕 윤리는 무엇보다도 모범이 될 만한 이상적인 인격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배운다. 공자, 석가, 소크라테스, 예수, 간디, 테레사 수녀의 삶은 도덕적 탁월성이 실현 가능하다는 모범을 보여 주며, 우리가 이들을 닮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준다.

다음으로, 덕 윤리는 인간의 자연적 감정과 동기를 중시하기 때문에 윤리의 실천 가능성을 높여 준다. 근대 윤리가 이성적 추론과 보편타당성을 중시함으로써 추상적이 되기 쉬운 데 반해, 덕 윤리는 인간의 욕구나 감정 및 인간관계의 맥락에도 주목함으로써 도덕적 행동을 실천하는 데 더욱 구체적인 동기를 제공한다.

또한, 덕 윤리는 우리가 자발적으로 도덕적 행동을 하도록 고무한다. 덕 윤리에서 참으로 선한 사람은 자연적 욕구와 경향성을 누르고 힘겹게 도덕적 명령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선한 것을 자연스럽고 즐겁게 행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선한 사람은 도덕적 원칙에 따라 의식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선한 성품으로 말미암아 선을 자연스럽게 행하는 사람이다.

끝으로, 덕 윤리는 우리로 하여금 도덕 공동체를 지향하도록 해 준다. 덕 윤리는 인간의 공동체적 삶을 중시한다. 도덕은 개개인의 원자적 삶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몸담고 살아온 공동체의 오랜 전통과 삶의 양식, 관습 등에서 나온 것이다. 도덕적 인간을 특징짓는 덕목 또한 공동체적 삶 속에서, 즉 가족, 친구, 사회 및 국가에 대한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