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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자들은 자연법칙과 도덕적인 원리가 결부되어 있다는 성리학자들의 이론, 즉 성즉리性卽理 명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였다. 인간의 감정에서 드러나는 욕구를 불순하게 여기는 성리학의 엄격한 금욕주의적 수양론에서 벗어나 인간 감정의 순수성을 믿는 생각이 제시되었다. 자연 앞에 독존獨存하는 자율적인 인간을 믿고, 이러한 인간이 평등하게 욕구를 발현하여 충족하는 인간상이 제시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실학자들은 윤리와 도덕을 필연적 법칙이 아닌 인위적이고 가변적이며 상대적인 것으로 파악하였는데, 이에 따라 예禮나 도덕의 형식보다 때에 맞추어 실천하는 노력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대표적인 실학자인 정약용은 마음이 어떤 것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경향성, 즉 마음의 기호嗜好로서 성性을 이해하였다. 그는 인간에게는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았고, 마음에는 선을 행하고자 하면 선할 수 있고, 악을 행하고자 하면 악할 수 있는 자유 의지[自主之權]가 있다고 여겼다.
이러한 실학자들의 생각은 예를 절대시하고 극단적으로 형식화한 명분론적인 도덕의식에 대한 비판이었으며, 주체적인 실천을 통해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과 연결되는 것이었다. 그만큼 실학의 인간관과 윤리관은 사회적 실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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