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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사상 조각/밀레투스 학파

아낙시만드로스 말하는 '정의正義justice'의 뜻

그리스 종교나 철학에 있어서 '정의正義justice'의 사상은, 우주적인 것이든 인간적인 것이든 간에 현대인에게는 이해하기 용이하지 않다. 우리들이 사용하는 '정의'란 말은 여기에 나타나 있는 뜻과는 전연 다르다. 그러나 이에 적합한 말을 또 달리 발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아낙시만드로스가 말하고 있는 뜻은 이런 것같이 생각된다. 세계에 있는 불과 흙과 물 사이에는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각 요소들 사이에는 이것들이 각각 한 신이라고 생각되게도 하는데, 각각 자기 세력을 확장시키고자 하는 영원한 노력이 계속된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 평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일종의 필연성 또는 자연법칙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가령 불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재가 존재하게 된다. 이 재는 음인 것이다. 이와 같은 정의는 개념, 즉 규정된 한계를 영원히 넘어서서는 안 된다는 개념은 그리스 사람들의 가장 깊은 신념 가운데 하나이다. 신들도 인간들과 똑같이 이 정의 밑에는 복종해야 한다. 그러나 이 지상권至上權은 그 자체가 인격적인 것이 아니며, 또 어떤 지고신至高神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