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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기는 서로마 제국의 멸망과 야만인의 침략이다. 이 시대는 암흑시대였다. 그러나 이 시대에도 교회는 계속 발전하여 침략해 온 야만인들을 기독교화 시켰고, 교권은 교황권의 확립과 더불어 성쇠를 거듭하면서도 결국 확대의 길을 택할 수가 있었다. 이 암흑시대 동안에도 문화를 유지하여 다음 시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은 교회였는데, 그것은 수도원을 통해서 가능했다. 한편, 문화 전달자로서 아라비아 철학자들의 역할도 적지 않다. 더욱이 교화가 전한 철학사상은 주로 신플라톤 학파의 아우구스티누스를 통해 전해져 온 플라톤 철학이었으나, 이 아라비아 철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전하여 스콜라철학의 후기 발전과 교권에서 해방 받은 자유로운 과학적 정신활동의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가진다.
11~13세기는 지상권至上權에 대한 교황권의 승리의 시대인 반면에, 러셀이 만하는 '카톨릭 대종합'의 붕괴가 싹텄던 시기라 할 수 있다. 교황권이 황제 또는 군주들과 싸우는 동안에 여러 자유도시와 자유사상은 이 싸움을 이용하여, 봉건제도를 타파하면서 민주세력을 형성해 갔다. 동시에, 각 야만인 침략시대는 700~800년 이전의 일이고, 이제는 전통과 단결력을 보이게 된 프랑스·영국에서의 민족주의 사상의 대두는 중세의 질서에 대한 직접적 파괴세력으로 등장했다. 이 자유해방의 시기까지, 인간사상의 이교적異敎的인 내용과 정통의 알력은 철학사의 주요 내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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