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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사상/서양 윤리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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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와 공리주의 입장에서 거짓말에 대한 견해 밝히기 이상 증세를 보이는 한 환자의 신체 조직을 떼어 정밀 검사를 의뢰했던 의사가 검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결과는 치료할 수 없는 암이었다. 그 환자는 합리적인 사고 능력과 의사 결정 능력이 있지만, 다소 신경질적인 성격에 정신병 전력이 있었다. 특히 최근 그의 아내가 고통스러운 암 투병 끝에 사망한 일을 겪고 나서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도 하였다. 마침 검사 결과를 알려고 병원을 찾은 환자가 의사에게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나는 괜찮은가요?" 이어서 대답도 기다리지도 않은 채 의사에게 다시 물었다. "암은 아지지요, 그렇지요?" 환자의 예후를 걱정하고 또 우울증이 악화할 것을 우려한 의사는 "당신은 10년 전만큼이나 좋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는 명백한 거짓말을 한 것이 마음에 걸렸으나 이 경우에는 어쩔 ..
칸트와 "실천 이성 비판" 칸트Kant, I.(1724~1804)는 서양 근대 사상이 지향했던 도덕적 이상을 집대성한 사람이다. 그에게서 우리는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 민주주의 사회의 초석이 되는 정신을 찾아볼 수 있다. 자유 민주주의 사회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며 존엄한 존재임을 전제하는 사회이므로, 거기서 통용되는 윤리는 보편주의와 인격주의에 입각한 윤리일 수밖에 억다. 그것은 모든 인간이 도덕적으로 동등하게 고려되어야 하고, 인격을 지닌 존재로서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정신을 담고있다. "실천 이성 비판"의 다음 구절은 이러한 정신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의무, 너 위대하고 숭고한 이름이여! 너는 환심을 살 만한 사랑받을 아무것도 네 안에 갖지 않은 채 복종을 요구한다. 너는 아무런 위험도 하지 않으면서, 법칙만을 ..
목적론적 윤리와 의무론적 윤리 목적론적 윤리란, 말 그대로 우리가 추구하고 또 추구해야 할 어떤 궁극 목적이 있음을 전제하는 윤리인데, 그 궁극 목적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대체로 행복이다. 이에 따르면, 궁극적으로 행복을 가져오는 행위가 선하고 옳은 행위가 된다. 반면, 의무론적 윤리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어떤 궁극 목적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지켜야 할 행위의 근본 원칙에 주목하는 윤리이다. 예를 들어 행복과 의무가 충돌할 경우, 목적론자는 행복 쪽을 선택한다면 의무론자는 의무 쪽을 선택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목적론과 의무론이 각기 서로 다른 세계관에 근거한 윤리임을 짐작할 수 있다. 전자가 행복한 삶과 감각적 경험을 중시하고 현실주의적 경향을 띤다면, 후자는 의로운 삶과 합리적 이성을 중시하고 이상주의적 경향을 띤다.
공리주의와 칸트 윤리에 대한 현대의 논의 공리주의의 대표적인 난점은 행위의 선·악을 판단하는 기준이 그 결과인데도 행위와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 공리주의는 개별적 행위의 결과를 따지지 말고, '일반적으로' 최대의 행복을 가져오는 행위의 규칙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를 규칙 공리주의라 한다. 한편, 칸트 윤리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 중 하나는 두 개의 절대적인 도덕적 의무가 상충하는 경우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 진실을 말할 때는 무고한 사람이 악한에 의해 살해될 것이 뻔할 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때 "무고한 사람을 죽게 하지 마라."라는 원칙과 "거짓말하지 마라."라는 원칙이 충돌할 수 있다. 이러한 선택 상..
행위 공리주의와 규칙 공리주의 공리주의는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대상이 행위 자체인지 아니면 그 행위에 적용되고 있는 규칙인지에 따라 행위 공리주의와 규칙 공리주의로 구별된다. '행위 공리주의'는 공리의 원리를 개별적 행위에 직접 적용하여 행위의 선·악을 분별한다. 이에 비해서 '규칙 공리주의'는 공리의 원리를 행위에 직접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가 의존하고 있는 규칙에 적용하여 최대의 공리를 산출하는 규칙을 선정한 다음, 이 규칙과의 일치 여부에 따라 행위의 선·악을 판단한다.
한용운의 시 '복종'을 칸트 윤리의 관점에서 해석해 보면? 한용운의 시 '복종'을 칸트 윤리의 관점에서 해석해 보자.
칸드의 선의지 " 이 세상에서, 아니 이 세상 밖에서라도 무제한적으로 선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선의지뿐이다. 지성, 기지, 판단력, 그밖에 정신의 재능이라 불릴 수 있는 것들, 또 용기, 결단력, 끈기 같은 기질상의 속성들도 틀림없이 여러 가지 점에서 선하고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성품이라 부르는 이러한 천부적 재능이나 기질조차도 그것을 사용하는 의지가 선하지 못하다면, 지극히 악하고 또 해로운 것이 될 수도 있다." - 칸트, "도덕 형이상학 정초" -
헤겔의 역사 진보 과정 - 개인의 도덕에서 국가적 인륜까지 칸트 사상을 계승한 헤겔은 독일 관념론의 완성자라고 평가된다. 칸트가 윤리를 주로 개인의 의지 문제로 보았다면, 헤겔은 윤리의 사회적·역사적 측면에 주목하였다. 그는 역사를 인간의 이성이 점차 자기를 실현해 가는 과정으로 보았다. 이때 '이성'이란 인간과 역사와 자연의 궁극적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는 인간의 자유로운 정신 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역사는 자유 의식의 진보 과정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은 변증법적으로 진행되는데, 먼저 주관적 정신의 단계[정]에서 객관적 정신의 단계[반]로, 마지막에는 주관과 객관을 동일화하는 단계[합], 즉 정신 자신의 완전한 자기 인식의 단계에 도달한다. 이는 인간의 정신이 그 유한성을 극복하고 마치 신처럼 자유로워진 단계에 이른 것이라 하여 '절대 정신'이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