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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과 세상/도덕과 자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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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에 대하여 잠깐 생각해 보기 17세인 오스모는 어느 날 마을 도서관에서 제목이 “오스모”인 소설을 보았다. 제목이 자기 이름과 같아 호기심이 생긴 오스모는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을 펼친 오스모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소설 내용이 자신의 출생부터 어린 시절, 지금까지의 성장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책을 읽던 오스모는 17살 무렵의 이야기에서 잠시 책을 덮고 생각에 잠겼다.
정해진 운명이란 있는 것일까? 김동리金東里 1913~1995 소설가, 시인, 고유의 토속성과 외래 사상과의 대립을 통해 인간성의 문제를 그렸고, 6·25 전쟁 이후에는 인간과 이념의 갈등에 주안을 두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화랑의 후예”, “무녀도”, “역마”, “황토기”, “등신불” 등이 있다. 주인공 성기의 사주에는 늘 분주하게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액운을 뜻하는 역마살驛馬煞이 들어 있다. 성기의 할머니와 어머니는 할아버지, 아버지가 역마살이 있어 구름같이 떠돌아다니는 삶을 살았다고 여긴다. 성기의 역마살을 막기 위해 할머니와 어머니는 갖은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화개 장날만 책전을 파는 성기는 내일 장 볼 준비도 할 겸 하루를 앞두고 절에서 마을로 내려오고 있었다. 처음엔 글을 배우러 간다고 할머니에게 손목을 끌리다시피 하여..
필연인가? 자유인가? - 결정론과 자유 의지론 사람은 살면서 많은 선택을 한다. 어떤 친구를 사귈 것인지,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 누구와 결혼할 것인지 등 다양한 선택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선택은 이미 정해진 것일까? 아니면 온전히 내 의지에 따른 것일까? 가령, 화가가 된 사람은 화가가 되라는 신의 명령 때문이었을까? 타고난 재능 때문에 화가가 될 운명이었을까? 아니면 그가 화가가 되고 싶어서 된 것일까? 인간의 행위뿐만 아니라 모든 현상이 어떤 원인에 따라 필연적으로 정해져 있다고 보는 견해를 결정론이라 하며,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른 것이라고 보는 견해를 자유 의지론이라 한다. 이에 따르면 결정론과 자유 의지론은 서로 대립되는 것으로 보인다. 결정론에서 본다면, 인간의 행위는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이고, 따라서 그에 대한 도덕적인 비난..
자유와 자율에서 다루는 항목 도덕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도덕에는 인간의 자유 의지가 전제된다. 왜냐하면 인간의 자유 의지 없이 행위한다면 그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책임을 묻기 어려우며, 그 행위는 도덕적 의미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은 자율적으로 도덕을 실천할 때 진정한 의미의 도덕적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율적이고 도덕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자유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인간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 결정론과 자유 의지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자유의 의미와 종류에 대해 살펴보고,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를 실제 생활에서의 사례와 연결 지어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또한, 도덕적 자율성의 의미와..
고흐의 그림에서 인간의 자율 생각하기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1853~1890)는 1889년 4월 말 심한 정신 이상 증세로 프로방스의 생 레미 정신 병원에 입원한다. 12개월 동안 갇혀 지내면서 현실과 격리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슬픔 속에서도 그는 이따금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은 그때 그려진 그림 중의 하나이다. 런던의 뉴게이트 교도소를 묘사한 구스타브 도레Gustave Dore의 판화를 토대로 그려진 이 그림에서 제일 먼저 우리의 시선을 끄는 것은 그림 한가운데에서 원을 이루며 돌고 있는 사람들이다. 단색 톤의 죄수복을 입고 고개를 떨어뜨린 채 앞사람의 뒤를 힘없이 따라가는 33명의 죄수 중에서 금발의 키 큰 남자가 바로 고흐 자신이다. 죄수들의 머리 위로 끝이 보이지 않는 높은 담이 둘러쳐 있다. 담의 견고한 ..